여러분은 을미사변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을미사변은 1895년 10월 8일, 미우라 고로라는 조선공사의 지휘로, 일본 공사관원, 군인, 낭인 등이 경복궁에 침입해 조선의 왕비인 명성황후를 살해한 사건을 말합니다.

당시 한반도와 만주를 두고 러시아와 일본이 경쟁하고 있을 때, 조선에서의 일본 세력이 커지자 조선 정부는 러시아를 이용해 일본의 압력을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러시아는 일본을 견제하고, 왕비 민씨(명성황후)는 고종의 권력을 복구하고자 두 세력이 함께 반일 분위기를 주도하며 왕실 측근 세력이 내각에 등용되었고, 점차 조선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위기를 느낀 일본은 자신들의 세력을 다시 키우면서도, 조선에서의 러시아 영향력을 없애기 위해, 반일 세력의 중심이자 러시아와의 연결 고리인 왕후를 제거할 것을 계획했습니다.
결국 1895년 10월 새벽, 일본 측 세력들은 경복궁으로 함부로 침입해, 한 나라의 왕후를 참혹히 살해한 후,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를 수 없게 시신까지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일본은 명성황후를 살해한 뒤, 왕후가 궁궐을 도망간 것으로 꾸며 고종이 왕후를 폐한다는 조칙을 내리게 했습니다. 이 조칙은 고종의 서명도 없는 날조된 조칙으로, 해당 사건을 조선군 훈련대와 순검의 충돌에 의한 것으로 날조하면서 일본 자신의 만행을 은폐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만행은 왕태자, 궁녀, 하인 등 여러 사람에 의해 목격되었습니다. 또한, 당시 조선에 주재해있던 여러 외교관들도 간접적으로 사건을 접했고, 뉴욕 헤럴드 등 해외 언론이 해당 사건을 보도하면서 이러한 만행이 각국에 알려졌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해당 사건이 알려진 이후에도 일본 정부와 관련이 없다고 발뺌하였습니다. 그러나, 미우라 고로가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고 해외 언론 보도로 국제사회에서 비난 여론이 발생하자 해당 범죄를 시인하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을미사변 가담자들을 전부 구속하고 재판에 넘겼지만,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일본 육군 장교를 포함해 해당 사건과 연루된 사람들 50여 명 모두를 ‘증거 불충분’이라고 판단하며 전원 무죄 방면하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후에도 해당 사실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인들이 을미사변을 기억하고 있는 것에 반해, 일본인 중에서는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사람도 많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을미사변은 일본 정부가 관여하여 일어난 만행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일본 낭인들의 주도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2021년 11월, 명성황후 살해 사건에 일본 정부와 일본의 엘리트들이 깊이 관여했음을 파악할 수 있는 편지가 공개되었습니다.
해당 편지는 을미사변 실행 단원이었던 호리구치 구마이치라는 주조선 영사관보가 을미사변 다음날인 10월 9일에 자신의 고향 친구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호리구치는 한학과 중국 언어에 능숙했으며 일본의 '현직 외교관 신분'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에서 공개한 ‘일본 외교관의 편지’를 확인해보면 이러한 내용이 나옵니다.

“진입은 내가 담당하는 임무였다.”, “성벽을 넘어 (중략) 간신히 오쿠고텐(귀족 집의 안쪽에 있는 건물)에 이르러 왕비를 시해했다.”, “우리가 왕비를 죽였다.”, "의외로 쉬워 오히려 놀랄 정도였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전문가는 편지 보관 장소, 기록 내용, 소인(消印), 봉서(封書) 작성 등으로 보아 해당 편지 글씨가 호리구치 구마이치의 친필로 판독된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편지는 을미사변 당시에 가담자의 상세한 진술을 담은 1차 사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일본인이 아닌, ‘일본 외교관’이 직접적으로 가담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사료이며, 일본 정부가 해당 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또한 아직도 불명확한 점이 많은 을미사변의 세부 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자료로 판단됩니다.

당시 왕실 경호원 자격으로 을미사변을 목격하고 현장 상황을 사실적으로 기술한 ‘아파나시 이바노비치 세레딘사바틴’의 증언록, 2021년에 공개된 ‘호리구치 구마이치’의 편지 등 을미사변은 일본 정부의 계획에 따라 일어난 일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 정부는 해당 사건을 모른 척하고 있습니다.

명성황후, 왕비 민씨에 관해선 당시에도, 현재에도 여러 여론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국의 백성·국민들이 잘못을 판단내린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한 나라의 왕비를 참혹히 살해했다는 점은 분명 비판받아야 할 일이며, 일본이 인정하고 반성해야 하는 일입니다.

일본 국민들 중에선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시민들도 있습니다. 을미사변에 가담한 일본인들의 후손 중 몇몇이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을 발족해, 일본 사회에 을미사변에 관한 진실을 널리 알리고, 진심으로 사과하면서, 명성황후를 추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양심 있는 일본 시민들이 있는 것처럼, 일본 정부도 해당 사실을 인정 후 진상을 조사하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또한, 한국 정부 역시 마찬가지로 일본 정부에 해당 사실을 조사하여 진상을 알아낸 뒤, 잘못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사과할 것을 요구해야 합니다.

전 세계에서 각 나라가 교류하고 있는 와중에서, 이러한 자국의 역사를 제대로 정립하는 과정은 필수 과정입니다. 일본은 올바른 역사 인식과 함께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 출발선에서 일본 정부는 해당 사실을 묵인해선 안 되며,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해당 사실을 사과할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사실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한국 정부는 관련 콘텐츠 제작, 캠페인 실시 등의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올바른 진실을 알리기 위해, 제대로 처벌받지 못했던 사람들을 지금이라도 처벌하기 위해, 행동할 것을 요구합니다.

울림의 시작 청원
: https://www.woollimkorea.net/beginning-of-woollim/view.jsp?sno=622

자료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을미사변”,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2948
경향신문, “명성황후 시해, 생각보다 간단해서 놀라”…을미사변 가담 외교관 편지 발견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111161112001
한겨레, ‘구한말 비극’의 러시아인 목격자를 만나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music/966349.html
파이낸셜투데이, [창간특집] ‘명성황후 시해’ 日 낭인 후손의 110년 만의 사죄
http://www.f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