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보를 지킨 외국인 독립운동가의 노력 홍보 필요!

아리아리님의 문제 제기
대한민국 국보, 경천사지 십층석탑의 수난사와 이 유물을 지킨 외국인 독립운동가들 – 호머 헐버트, 어니스트 베델의 노력을 동상 설치, 브로슈어·안내판 설명 추가 등의 방법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주세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1층 로비에 들어서면 높이 솟은 탑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개성 경천사지 십층석탑입니다.
경천사지 십층석탑은 국보 제86호로, 1348년 고려시대 때 만들어진 석탑입니다.
대개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기존 석탑과 달리 이 탑은 대리석으로 제작되었으며, 원나라에서 유래된 것으로 확인되는 외래 요소와 고려 전통 불탑 양식이 혼재된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층마다 존재하는 정교한 도상으로 불교 이야기와 당시 고려시대 사람들의 세계관을 확인할 수 있는 등 현존하는 한국의 석탑과는 다른 독특한 석탑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높은 가치를 지닌 경천사지 십층석탑은 일본에 의한 약탈과 반환의 과정 등 수난을 겪기도 했습니다.

1907년 일본 궁내부대신 다나카 미스야키는 황태자 순종의 결혼식(가례)을 축하하는 일본 특사로 조선을 방문했습니다. 그는 경천사지 십층석탑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고 있었고, 고종 황제를 알현하는 자리에서 석탑을 선물로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고종 황제는 이러한 요구에 역사적 유물은 백성의 재산이기에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다며 다나카의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고종 황제가 자신의 청을 요구하자, 다나카는 총으로 무장한 많은 수의 일본인을 경천사에 보내 석탑을 해체하고, 해체된 부재들을 수레로 실어 옮겼고, 결국 부산을 거쳐 일본으로 무단 반출하였습니다. 당시 주민들과 군수가 이런 행위를 막고자 했으나 헌병들이 총칼로 위협하여 밀반출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후 석탑 약탈 소문이 퍼진 이후에도 다나카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혹은 고종 황제의 선물이라며, 거짓말로 변명했습니다.

이렇게 밀반출된 경천사지 십층석탑이 어떻게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요?
그 과정엔 호머 헐버트와 어니스트 베델, 두 명의 외국인 독립운동가들의 역할이 아주 컸습니다.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영국 언론인 어니스트 베델은 1907년 3월 <대한매일신보>와 영문판 <코리아 데일리 뉴스>에서 다나카의 석탑 약탈 사실을 처음으로 폭로하였습니다.
이후 해당 신문들에 10여 차례 기사와 논설을 실으며 독자들에게 일본의 석탑 밀반출 만행을 고발해나갔습니다.
이러한 언론 행보에, 일본 정부의 대변지인 <재팬메일>이 해당 신문들의 기사가 터무니없다며 석탑 약탈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이에 분노한 또 다른 외국인 독립운동가 호머 헐버트는 직접 약탈 현장을 확인하며 주민들의 증언 및 약탈 현장 사진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그는 일본 고베에서 발행되던 <재팬크로니클>지에 자신이 모은 약탈 자료들과 ‘한국에서의 만행’이라는 제목의 고발 글을 보냈습니다.
그는 다나카의 약탈 행위가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세워진 넬슨 제독의 동상을 훔쳐 가는 것과 같은 만행이라고 비난하며, 일본 정부에 하루빨리 귀중한 한국 유물을 되돌려놓기를 강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재팬크로니클>은 1907년 4월 헐버트의 기고문과 <누가 석탑을 훔쳐 갔는가?>라는 해설기사를 함께 실으며, 약탈 행위를 비판하고, 일본 정부의 반환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이는 일본 언론에서 일본인의 석탑 약탈을 최초로 공식화한 것으로, 일본 정부가 모른 체 할 수 없는 상황을 형성했습니다.

재팬크로니클의 보도에도 다나카가 석탑을 돌려주지 않자, 호머 헐버트는 국제 여론에도 이 사실을 보도하였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 특사로 참여해 경천사지 십층석탑 약탈 사건 등 일본의 부당함을 폭로한 것입니다. 그의 연설은 <만국평화회의보>와 뉴질랜드 지역 신문, <뉴욕포스트>, <뉴욕타임스> 등으로 보도되었고, 석탑 약탈에 대한 국제적 비난 여론이 형성되었습니다. 당시 국제 사회 여론을 가장 신경 쓰고 있던 일본은 이 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으며, 거센 여론에 당황한 몇몇 일본 외교관들까지 일본 정부에 석탑 반환을 건의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결국 일본은 1907년 다나카가 약탈한 우리 국보를 1918년이 되어서야 본국으로 반환했습니다.

석탑 약탈 사건에 대한 어니스트 베델의 첫 보도와 지속적인 문제 보도가 없었더라면, 호머 헐버트의 현장 심층 취재와 증거, 국제 사회에서의 문제 보도가 없었더라면,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은 본국에 돌아오지 못한 채, 타국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잠들어 있었을 것입니다.

경천사지 십층석탑의 수난사는 당시 한국 사회와 일제의 만행, 외국인 독립운동가들의 노력을 보여주지만, 이러한 수난사와 외국인 독립운동가들의 노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천사지 십층석탑 안내문엔 문화유산의 의미에 대한 설명과 함께 수난사 및 복원 과정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긴 합니다. 하지만 한정된 공간으로 인해 간략하게 서술이 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금 21세기에 경천사지 십층석탑을 한국에서 볼 수 있게끔 가장 노력한 헐버트와 베델에 관해선 이름을 언급하는 정도로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현재 안내판 서술 중 수난사 관련 원문 발췌
: 이 탑은 1907년 일본의 궁내대신 다나카가 일본으로 밀반출하였으나, 영국 언론인 E. 베델과 미국 언론인 H. 헐버트 등의 노력에 의해 1918년에 반환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속 경천사지 십층석탑 설명란에서는 수난사와 함께 헐버트와 베델의 노력을 그나마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관람객이 추가로 찾아봐야만 알 수 있으며, 지금의 전시에선 이들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고 사람들에게 내용이 크게 와 닿지 않아 이들의 노력을 쉽게 잊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경천사지 십층석탑의 수난사와 해당 문화유산을 지켜낸 사람들의 노력은 당시 한국 사회를 담고 있으며, 문화유산을 지키며 끝내 빼앗긴 국가까지 지키고자 한 외국인 독립운동가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며, 여태 돌아오지 못한 약탈 문화유산의 반환 필요성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약탈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도록, 국립중앙박물관에 2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1. 국립중앙박물관 경천사지 십층석탑 유물 옆에 호머 헐버트와 어니스트 베델 동상 혹은 표식을 세워주세요!
- 돌아와야 할 약탈 문화유산에 대해 행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미 반환된 문화유산과 반환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을 예우하며 그들의 의미를 알리는 것 역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유물과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이 직접 눈으로 보고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동상 혹은 표식을 설치해주세요!

2. 경천사지 십층석탑의 수난사와 호머 헐버트, 어니스트 베델의 노고를 설명하는 브로슈어 배치, 혹은 안내판에 QR코드를 추가해주세요!
- 문화유산 안내판을 통해 소개할 수 있는 설명은 여러 이유로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유물 옆에 브로슈어를 배치하거나, 안내판에 국립중앙박물관 속 해당 문화유산 홈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QR코드를 추가해, 관람객들이 안내판에 실리지 못한 추가 내용을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국립중앙박물관과 해당 유물을 설명하고 있는 다양한 곳에서 경천사지 십층석탑에 관한 수난사와 함께 이를 지키고자 한 사람들-호머 헐버트, 어니스트 베델-의 노력을 더 적극적으로 알려준다면, 많은 사람이 약탈 문화유산의 반환 필요성을 알고 이들의 정신을 현재의 우리가 이어받아 약탈 문화유산 반환 문제에 함께 행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경천사지 십층석탑과 이를 지킨 헐버트와 베델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며 예우하는 것을 시작으로, 많은 곳에서 약탈 문화유산과 ‘지킨 사람들’의 의미를 기리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아직 반환되지 못한 많은 약탈 문화유산이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켜낼, 찾아올 사람들’이 더 등장하길, 끝내 문화유산이 반환되기를 기대합니다.



자료 출처
: 책 - <헐버트의 꿈, 조선은 피어나리! - 4부 헐버트의 숙명, 한국 독립운동 50년 대장정>
(헐버트박사 기념사업회 김동진 회장 저술)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 경천사 십층석탑 소개
https://www.museum.go.kr/site/main/relic/recommend/view?relicRecommendId=16858
문화일보, ‘경천사지 석탑’ 반환 결정적 역할, 헐버트 기고문 첫 공개
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080901032339173001
서울신문,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日 빼돌린 경천사 석탑 집요하게 추적 보도… 반환 이끌어내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80831022001
문화재청-문화재사랑, 정교한 불교 예술의 극치, 경천사지 십층석탑
https://www.cha.go.kr/cop/bbs/selectBoardArticle.do?nttId=78664&bbsId=BBSMSTR_1008&pageUnit=0&searchtitle=&searchcont=&searchkey=&searchwriter=&searchWrd=&ctgryLrcls=&ctgryMdcls=&ctgrySmcls=&ntcStartDt=&ntcEndDt=&mn=NS_01_09_01

사진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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