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식 이모지는 없을까요?

니니님의 문제제기
여러분은 평소에 이모지 잘 쓰시나요?
감정을 표현할 때도 백 마디의 말을 쓰는 것보다 표정이 드러나는 이모지 하나를 쓰는 게 가끔씩은 더 와 닿는 표현이 되곤 합니다. 표정 이모지 뿐만 아니라 동식물, 음식, 국기, 운동 등 이모지의 종류는 정말 다양해졌습니다.
그런데 음식 이모지에는 왜 일본 음식과 중국 음식 밖에 없을까요?

이 문제를 인지하고 처음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만 이런 줄 알았습니다. 출시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보니 이모지에 추가적으로 업데이트된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모지만 따로 정리한 웹사이트를 찾아보았습니다. 그 중 음식 이모지 카테고리에서 아시아 음식은 몇 가지가 있는지, 그리고 한식을 찾아볼 수 있는지를 조사해보았습니다. 아시아 음식은 총 19개가 있었으며, 그 중 일본 음식으로 소개된 음식은 12개, 대만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음식 1개, 중국 음식 4개, 동아시아 전체가 먹는 음식 2개로 아시아 음식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해당 웹사이트는 지금까지 출시된 이모지를 정리한 웹사이트면서, 동시에 이 이모지가 무엇을 뜻하는지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만두는 한국, 중국, 일본 모두가 공통적으로 향유하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중국에서는 이 음식을 쟈오즈(饺子, jiaozi)라고 부르며, 일본에서는 교자(gyoza)로 불리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똑같은 모양의 음식을 만두라고 부르며 먹음에도, 중국과 일본에서만 불리는 명칭만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이모지를 쓰면서 문득 ‘이건 무슨 음식일까?’ 궁금증이 생겨 검색해본 사람에게는 중국과 일본에서만 먹는 음식으로 기억되는 셈입니다.

“디자이너들과 한식이 주식이 아닌 외국인들은 한식을 어떻게 보고 있길래, 이런 부분이 패싱이 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어 평소에 제가 즐겨 쓰는 아이콘 웹사이트에서도 이런 부분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검색을 추가적으로 해보았습니다. ‘Korean food’로 검색했을 때, 2,473건의 아이콘이 결과로 나왔고 떡볶이, 인삼, 김치, 비빔밥, 소주의 경우에는 100건이 넘는 아이콘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밑반찬이라는 이유로 무심코 넘어갔던 감자조림, 계란말이, 두부조림도 아이콘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모티콘을 소비하는 사람이 이모티콘을 생산할 수도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이모지보다는 훨씬 다양한 한식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우리가 세계에 늘 알리고 싶어하던 불고기, 비빔밥, 김치뿐만 아니라, 지금 한국에서 유행하는 붕어빵 같은 길거리 음식, 코로나 때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달고나 커피 등도 한식으로 태깅되어 있었습니다.
또, 고무적인 사실은 우리가 부르는 명칭 그대로 태깅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약과가 우리가 부르는 그대로 약과로 불리고, 감자조림도 마찬가지로 감자조림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웹사이트에서도 여러 문제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메뉴를 표기하는 데 있어서 사용자 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부대찌개 아이콘을 사용하고 싶을 경우 ‘budae jjigae’로도 검색할 수도 있겠으나 ‘army stew’로도 부대찌개를 검색할 수도 있는데, 결과가 똑같이 나오지 않습니다. 김밥도 ‘kimbap’과 ‘gimbap’의 결과값이 다릅니다. 로마자 표기를 기준으로 메뉴를 표기하려고 한 것 같으나 잘못 표기하여 한국인도 이 아이콘이 무슨 음식을 나타낸 것인지 추측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칼국수가 ‘kaiguksu’로 태깅되어 있어 이게 무슨 음식인지 한참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또, 검색결과가 너무 적다는 이유로 대체할 용어를 찾아주는 기능이 있는데 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이게 편리한 기능이겠으나 우리의 고유함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단점을 지닌 기능이기도 합니다. 이모지 사례에서도 말했듯이 ‘mandu’를 검색했을 때 ‘dumpling’으로 검색해보라는 제안을 하기도 하고, ‘kalguksu’를 검색했을 때는 ‘noodle’로 검색해보라며 noodle의 결과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 중 가장 이해가 안 갔던 결과는 전입니다. ‘jeon’을 검색한 결과 ‘pancake’로 검색해보라며 팬케이크 아이콘을 보여줍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전과 팬케이크는 맛이 아예 다른데 동그랗고, 팬에 반죽을 펴부친다는 이유만으로 대체될 수 있는 개념처럼 비춰지고 있습니다.

일본 음식이나 중국 음식을 몇 개 빼고 한식을 넣자는 의미도, 한식 이모지가 갑자기 많이 생기길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한식이 점차 알려지고 있고 김밥 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한식이 한 가지 정도는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령 비빔밥이나 김밥같이 누가 봐도 그 음식인 것을 알 수 있는 이모지가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도 잘 활용할 수 있겠지만, 글로벌 유저들도 한 번쯤 호기심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유저가 잘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글로벌 유저가 많아 수지타산 맞지 않다, 그래서 만들 수가 없다!’의 반응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만두처럼 동아시아를 통틀 수 있는 이모지를 우선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모지 추가를 위해서는 기업체들을 설득해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설득 이후 이모지를 디자인하고 출시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입니다. 그렇다면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으로는 소비자가 생산자로도 활동할 수 있는 아이콘(픽토그램) 웹사이트에 관련 아이콘이나 컬렉션을 제작하여 업로드하는 것이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아예 아직 덜 알려진 한식의 경우에는 선점하여 일어날 수 있는 오류를 먼저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콘을 업로드 하는 과정에 있어서 한식 메뉴를 정확히 표기하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특히 소비자가 생산자로도 활동할 수 있는 웹사이트에서 오류가 발견된다면 태그 수정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요구합니다.
한식과 관련된 아이콘에 여러 오류가 발견되고 있고, 이모지는 부재한 상황이며,
외교부, 해외문화홍보원, 국립국어원을 포함해 대한민국 문화와 관련이 있는 정부 관계자들께, 그리고 스마트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이모지 개발과 관련된 기업 관계자들께
오류 수정과 관련 이모지가 개발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실 것을 요청 드리는 바입니다.
니니님의 문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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