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세계지도 속 아프리카, 국토교통부가 바로잡자

이세연님의 오류제보
여러분은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정확하게 있는 그대로 보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으신가요?

사실 우리는 지금까지 왜곡된 세계를 보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세계 지도는 1569년 네덜란드의 지리학자 메르카토르(Gerardus Mercator)가 제작한 원통형 도법 지도입니다. 그는 지구를 원통에 투사하고 비친 상을 지도로 그려냈는데, 이로 인해 북반구 지역은 실제보다 과장되고 남반구 지역은 상대적으로 축소되었습니다.

이 왜곡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아프리카 대륙입니다.
메르카토르 지도에서 북반구의 그린란드는 아프리카와 비슷하거나 심지어는 더 커 보이지만, 실제로 아프리카는 그린란드보다 약 14배나 큽니다. 이러한 오류는 단순한 정보 왜곡을 넘어, 특정 대륙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에도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메르카토르 도법이 만들어진 지 약 450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과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우리는 우주를 관측하며 지구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16세기의 도법을 고수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국제 협력과 교육에 있어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프리카 최대의 국제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은 55개 아프리카 국가들이 결성한 범아프리카 정부 간 기구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연합은 ‘아프리카 노 필터(Africa No Filter)’와 ‘스피크 업 아프리카(Speak Up Africa)’가 주도한 지도 수정 캠페인을 공식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륙의 실제 면적에 기반한 ‘이퀄 어스(Equal Earth)’ 지도를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이퀄 어스 지도는 2018년에 개발된 도법으로, 실제 대륙 크기를 보다 정확히 반영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세계은행(WB)은 이미 이퀄 어스나 빈켈 트리펠(Winkel Tripel) 도법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도 응답할 때입니다. 아니, 선도해야 합니다.
아프리카는 풍부한 광물 자원과 빠른 인구 성장으로 미래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먼저 왜곡 없는 지도를 선택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공 자료를 개선해 나간다면, 이는 단순한 지도 시정을 넘어 신뢰와 존중의 외교적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토와 공간정보를 관장하는 국토교통부에 다음과 같은 개선을 제안합니다.

[1]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 홈페이지, 리플렛, 협력 지원프로그램 자료 내 지도 교체

KIND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해외 인프라 투자 개발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메인 홈페이지의 지도, <2025년 KIND 리플렛>, 그리고 <해외 인프라 협력 지원 프로그램 책자> 모두 메르카토르 도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KIND가 사회기반시설 협력 센터를 운영 중인 6개국 중 하나는 아프리카의 케냐입니다. 앞으로 아프리카와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질 이 시점에, 이퀄 어스 지도 도입은 아프리카를 동등한 파트너로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KIND는 ‘선도’와 ‘혁신’을 경영 핵심 가치로 내세웁니다. 우리가 스스로 왜곡된 시선을 지우고 세계를 올바르게 바라보려는 자세는 그 가치를 실현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2] 국토지리정보원(NGII)
– 브로셔, 어린이용 교육자료 지도 개선 및 설명 보완

국토지리정보원은 공간정보 구축을 담당하며, 아프리카연합과의 협력 경험도 풍부한 국토교통부 소속기관입니다.
현재 <2022년 대한민국 국가지도집>에는 로빈슨 도법이 주로 사용되어 비교적 왜곡이 적지만, <국토지리원 브로셔(국문)>의 연혁 부분과 어린이 교육자료 <어린이지도여행>에는 여전히 메르카토르 도법이 쓰이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 대상 자료에서 잘못된 도법을 사용할 경우, 왜곡된 세계 인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위험이 있으므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합니다.

또한 <국토지리원 브로셔(영문)>에는 아래와 같이 다양한 지도 도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이퀄 어스는 언급되지 않습니다. 해당 문장에 이퀄 어스를 추가하면 최신 도법에 대한 공신력 있는 소개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Producing world maps in Korean using Mercator’s, Robinson, Eckert’s, WinkelTripel and Goode homolosine projections.”

비록 기존에 제작된 모든 자료를 당장 바꾸기는 어렵더라도 다음과 같은 방식의 점진적인 개선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 지도 하단에 ‘본 지도는 실제 면적과 차이가 있을 수 있음’ 문구 추가
- 대륙별 실제 면적을 비교한 도표 또는 그림 추가
- 향후 제작되는 디지털 자료부터 이퀄 어스 도법 적용

국토교통부는 우리나라의 국토와 공간정보를 책임지는 기관입니다. 그렇기에 국민에게 제공되는 지도는 정확하고 균형 잡힌 세계관을 반영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지도의 모양을 바꾸는 것을 넘어,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중요한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속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속이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세연님의 문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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